
암 진단을 받은 뒤 가족이 가장 먼저 부딪히는 벽은 병이 아니라 약값인 경우가 많습니다. 같은 약인데 건강보험이 되느냐 안 되느냐로 부담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10월 1일부터 암 치료제 세 가지에 건강보험이 새로 적용됩니다. 9월 30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의결된 내용입니다.
이번에 추가된
세 가지.

레테브모캡슐은 RET 융합이라는 희귀 유전자 변이로 생기는 비소세포폐암과 갑상선 수질암에 씁니다. 폐암 환자 중에서도 1~2%에게만 나타나는 암종이고, 복지부는 국내 환자를 300명 미만으로 추정했습니다.
세포독성항암제와 달리 해당 암세포만 공격하는 표적항암제이고, 주사가 아니라 먹는 약입니다. 매번 병원에서 오래 기다릴 일이 줄어듭니다.
빌로이주는 절제가 불가능한 진행성·전이성 위암에 씁니다. 위암 전체의 5년 상대생존율은 78.6%(2019~2023)인데, 절제 불가능한 진행성·전이성은 중앙생존기간이 6~10개월, 5년 상대생존율이 10% 안팎입니다.
복지부는 이 약이 기존 치료법 대비 내성 발생 위험률 41% 감소, 전체 생존기간 약 2배 연장을 입증했다고 밝혔습니다.
파드셉주와 키트루다주 병용요법은 요로상피암 1차 치료에 적용됩니다. 요로상피암은 전체 암 발생의 약 2.5%를 차지합니다.
여기가 중요한 변화입니다. 키트루다주는 그동안 1차 치료에 실패한 뒤 2차부터만 건강보험이 됐습니다. 이제 첫 치료 단계부터 쓸 수 있습니다.

제도적으로도
처음 있는 일입니다.
파드셉주와 키트루다주는 서로 다른 제약사가 특허를 가진 약입니다. 현행 제도에서는 제약사별로 따로 협상해야 하고, 두 회사의 이해가 어긋나면 진도가 나가지 않습니다.
복지부는 이번 건이 서로 다른 제약사의 신약 간 병용요법에 건강보험이 적용된 사실상 첫 사례라고 밝혔습니다. 이 선례를 바탕으로 제도 개선을 병행하겠다고도 했습니다.
병용요법이 급여에서 막히는 일은 환자 입장에서 오래된 벽이었습니다. 한 건이 뚫렸다는 것은 다음 건이 조금 수월해진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내 약이
여기 있을 리는 없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번에 추가된 세 가지에 해당하는 분은 많지 않습니다. 희귀 암종이거나 특정 유전자 변이가 있는 경우입니다.
그래서 더 중요한 것은 내가 쓰는 약이 급여인지 아닌지를 확인하는 방법입니다. 이건 글로 알 수 없고, 물어봐야 합니다.
| 어디에 | 무엇을 묻나 |
|---|---|
| 담당 의사 · 병원 약제팀 | 처방하려는 약이 급여인지 비급여인지, 급여라면 어떤 조건(차수·유전자 변이 여부)을 충족해야 하는지 |
| 병원 원무과 | 산정특례 등록이 돼 있는지, 이번 달 청구에 반영되는지 |
| 국민건강보험공단 ☎1577-1000 | 내 산정특례 등록 상태와 적용 기간 |
비급여가 남으면
그다음 길이 있습니다.
급여가 안 되는 약이라고 끝은 아닙니다. 본인이 낸 돈이 크면 뒤에서 덜어 주는 제도가 둘 있습니다.
| 제도 | 무엇을 덜어 주나 |
|---|---|
| 본인부담상한제 | 한 해에 낸 급여 본인부담금이 소득분위별 상한을 넘으면 넘은 만큼 돌려줍니다 |
| 재난적의료비 지원 | 비급여를 포함한 의료비가 소득 대비 과도할 때 지원합니다 |
암 치료는 길어서 해를 넘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영수증을 버리지 마시고, 연말에 한 번은 두 제도를 함께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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